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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시대의 친절한 모니터 구매 가이드

모니터 살 때 이것만 알면 된다 ?

아마 대부분의 대학생이 그러듯 나 역시 집에서도 데스크탑이 아닌 노트북을 쓴다. 그러다가 2번의 인턴을 거치면서 비로소 “모니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 노트북을 쓰더라도 모니터에 연결하면 훨씬 작업이 편했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동기들 모두 모니터가 없으니 엑셀 하는데 눈알 빠지겠다고 입을 모았다.

로레알에서 랩탑이랑 모니터를 이렇게 듀얼로 썼다(내 브이로그에서 캡처). 저 작은 노트북 화면을 보고 일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래서 이번에 내 사무실에 놓을 데스크탑 조립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모니터도 처음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보통 세로형 모니터, 듀얼 모니터도 많이 쓰시지만 나는 일단 넓은 모니터 하나만 있으면 된다. 주 목적은 영상편집, 디자인, 엑셀 작업을 편하게 하기 위함. 마침 내 베프 아메드도 자기 모니터 바꾸고 싶다고 해서 같이 바꾸기로 했다. 

모니터 구매, 이것만 알면 된다

다나와에 있는 수많은 모니터 옵션들

가격대 맞춰서 적당한 걸 사기보다는, 내 목적에 맞는 최적의 모니터를 찾아 몇 년은 쓰고 싶다. 근데 옵션이 너무 많다. ? 물론 저 조건을 다 고려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구매할 때 꼭 고려해야 하는 조건을 넓고 얕게 정리해 봤다.

  1. 사이즈: 얼마나 큰 모니터인가?
  2. 곡률: 커브드 모니터가 필요한가?
  3. 해상도: 얼마나 좋은 화질인가?
  4. 패널: 어떤 사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
  5. 주사율, 응답속도: 얼마나 부드럽고 빠르게 반응하는가?
  6. 명암비: 얼마나 잘 색상을 표현하는가?
  7. 기타 간단한 조건

사이즈: 가까운 마트에서 실제로 보고 결정하자

노트북 디스플레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를 사는 주 목적은 당연히 크기다. 지금 14″ 노트북을 쓰고 있고 회사에서는 23″ 정도 모니터를 썼었는데, 그 정도가 괜찮겠다 싶으면서도 감이 잘 안 왔다. 그때 아메드가 스토어에 가서 실제로 보라고 조언을 해줌!

[Ahmed] Tbh for monitors you’d probably wanna go to the store and see in person the different sizes
[Ahmed] And check out which size works best

그래서 바로 집앞 하이마트에 갔다. 한 사이즈마다 약 2개의 모델이 있었다. 주로 쓰이는 모니터 크기는 21.5, 24, 27, 32인치다. 이중 실제 비교해 본 결과 나에게는 24가 제일 적당했다. 

LG 평면 27인치 VS 삼성 커브드 24인치(사진상 크기 비교가 잘 안되네?)

19인치는 노트북 모니터(14~15)와 너무 차이가 나지 않고, 32인치 이상은 나중에 같은 모니터를 한개 더 사서 듀얼 모니터로 쓸 수도 있으니 너무 클 것 같았다. 화면이 커질 수록 전력도 커지지만 무엇보다 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기에 작업 공간도 커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래서 24인치로 결정. 그리고 비율은 특별한 목적이 없는 이상 16:9이 무난하다.

곡률: 30인치 이상이라면 평면보다 곡면을 

평면 모니터냐, 곡면 모니터냐? 다시 말해, 플랫이냐, 커브드냐? 고민되는 요소이다. 마트에서 알게 된 사실은 확실히 곡면 모니터가 인기가 많다는 것. TV도 그렇고. 확실히 얇고, 휘어지고, 할수록 더 최신이고 더 프리미엄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곡면(Curved) 모니터의 장점은 무엇이냐,

간단하지만 시야각이다. 모니터가 커질수록 한 눈에 안 들어오고 시선이 분산되는데 그걸 보정해 주는 역할을 해서 게임이나 영상 시청을 할 때 좋다. 아주 쉽게 설명하면 그냥 영화 vs IMAX 영화(곡면 기술을 이용한 대표적 사례)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넓은 시청각, 빛 반사 감소, 안구 왜곡 감소 등등의 장점이 있다고 함. 

하지만!!! 저 그림과 같은 효과를 내려면 최소 30인치 모니터여야 한다. 사실 아메드가 말해줘서 알았음. 검색해보니 정말로 그렇더라. 그래서 우리는 플랫 모니터로 하기로 했다.

[Ahmed] Yea I get you but the curve in that pic is way over exaggerated so if you want it to actually be effective like that you’d probably need a 30 inch monitor lol
[Ahmed] For a 21.5 or even 24 inch it’s not gonna make much difference

영상 편집에 있어 곡면 모니터의 재생률(fps 단위)은 평면 화면의 재생률보다 훨씬 좋다. 따라서 30인치 이상을 산다면 당연히 곡면을 샀을 것이다. 영상 편집용 모니터로 평면보다 곡면이 더 좋은 이유는 여기에 잘 정리되어 있다: Are Curved Monitors Good for Video Editing? 

곡률은 R 단위로, 1000R~1900R가 있는데 잘 살펴보고 본인에게 맞는걸 사자.

해상도: 4K를 원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Source: http://cdn.gsmarena.com/pics/15/06/youtube-8k/gsmarena_001.jpg

유투브에 8K 영상도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가장 대중적인 모니터 해상도는 풀 HD, 그러니까 FHD(1920×1080)이다. 풀 HD도 충분히 좋지만 점점 더 많은 유투버가 4K 영상으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영상편집을 하려는 입장이라면 4K는 당연히 고려할 만한 요소다. (프록시로 영상편집하는 것이 지긋지긋한 사람…) 해상도의 종류는 아주 많지만 우리가 고려할 해상도는 FHD, QHD, UHD(=4K) 이렇게 3가지라고 보면 된다.

  • 1920×1080 — FHD (Full HD) / 1080p.
  • 2560×1440 — QHD/WQHD (Quad HD) / 1440p.
  • 3840×2160 — UHD (Ultra HD) / 4K 2160p.

그러나! 해상도 역시 화면 사이즈에 따라 거의 결정된다. 많은 글을 읽어 보았지만 QHD는 27인치 이상에서 권장되기 때문에, 27인치 이하라면 보통 FHD라고 보면 된다. 가격도 고려하자. 27인치+QHD 스펙이면 기본 40만원 이상이다. 그리고 4K 모니터는 좋은 그래픽 카드를 요구하기 때문에 내 그래픽 카드가 받쳐 주는지도 고려해야 한다.(이래저래 고려할게 많구먼!)

패널: 사실상 모니터의 스펙을 결정

편의를 위해 대중적인 조건(사이즈, 해상도…)를 먼저 언급했지만, 사실 모니터를 고를 때 패널이 제일 먼저 고려되곤 한다. 모니터의 전체적인 사양을 결정하는 요소로, 명암비, 시야각, 주사율 등등이 이 패널을 통해서 결정된다.

크게 3가지가 있는데: TN, IPS, VA다. 특징을 한 줄로 정리해봤다.

TN(Twisted nematic panels): 가장 흔하고, 응답속도+재생률이 빨라서 게이밍용으로 적합. 그러나 색감과 시야각이 좋지 않아 그래픽 디자인을 한다면 부적합.

VA(Vertical Alignment panels): TN보다 더 나은 색감과 시야각.

IPS(In-plane switching): TN의 반대라고 볼 수 있음. 더 나은 시야각과 전문적인 색감. 그러나 비싸고 응답속도가 빠르지는 않음(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주사율, 응답 속도: 얼마나 부드러운지 

이제 거의 다 왔다. 모니터 사양에서 refresh rate(주사율), response time(응답속도) 이 두 가지가 헷갈릴 수 있는데 이중 refresh rate가 ‘화면 재생빈도’, ‘화면 재생률’, ‘새로고침 빈도’, ‘주사율’ 등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1초간 화면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표시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이다. 사람의 눈으로 볼 때 깜박임을 방지하기 위해 표시되는 이미지를 재생성하기 때문에 ‘재생률’이라고도 불린다. Hz(헤르츠) 단위를 사용한다. 

https://www.testufo.com/refreshrate에 가면 5초 안에 내가 지금 쓰는 모니터의 주사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해보니 내 노트북 모니터는 60Hz를 찍는다(1초에 60장을 보여준다). 60은 가장 무난하면서 더 낮을 수 없는 주사율 옵션이다. 게이밍용으로 초당 120회 그러니까 120Hz 모니터가 추천되고는 하는데, 중요한건 주사율 역시 그래픽카드가 받쳐줘야 한다. 그러니까 GPU, 그래픽카드의 프레임수(fps단위)를 먼저 꼭 확인하자. 

그리고 이 주사율은 AMD에서 개발한 FreeSync과 NVIDIA에서 개발한 G-Sync 기술로 완화된다. 어떤 기술이냐면 자기네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를 통신시켜 디스플레이되는 내용을 동기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약 내가 NVIDIA 그래픽카드를 쓴다고 하면, 당연히 G-Sync를 지원하는 모니터를 사는 것이 더 좋다.(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NVIDIA에서 2주 후에 출시하는 최신 그래픽카드를 대기타고 있다. 이것도 아메드가 알려줌ㅋㅋ)

아참, 응답 속도.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의 속도로, 당연히 응답 속도가 짧을수록 사용하기 좋고 가격도 더 비싸다. 0ms 부터 20ms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모니터는 5ms이며 5ms 이하로 가야 이미지 잔상 문제 등등이 없다. 내가 프로게이머라면 1ms 모니터를 사겠다.

명암비: 정확한 색상 표현이 중요하다면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어두운 장면이라 대체 뭐가 뭔지 구분이 안 가는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밝고 어두움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가의 성능은 바로 명암비(Contrast Ratio)가 결정한다. 명암비가 부족하면 아무리 밝기를 최대로 높여도 잘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물질로 알려진 ‘반타 블랙(Vanta Black)’

명암비에는 동적 명암비와 정적 명암비가 있는데, 동적 명암비는 백라이트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므로 사실상 중요한 명암비는 ‘정적(고정)’ 명암비다. 그렇다면 이 명암비는 몇이 좋을까. 명암비는 아까 언급한 패널에 따라 어느 정도 타고난다. 보통 명암비 스펙은 TN < IPS < VA 패널이 좋으며 TN 패널이 보통 1000대 1 정도의 명암비일 때 VA 패널은 3000대 1 이상을 지원한다(그 이상으로 좋아도 눈으로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니까 색상 작업을 많이 하는 디자이너라면 명암비는 필수 고려 사항이다. 제품 상세 페이지의 스펙에서 명암비가 몇 대 1인지 꼭 확인하자.

이 밖에 작지만 필수적인 고려 사항

위에서 중요한 조건들을 다루었지만 모니터를 고를 때 살펴봐야 할 마이너한 조건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간단하게 무엇인지만 알고 나에게 필요한지 판단하면 된다.

  • 표면이 글레어인지/논글레어인지? 글레어=빛이니까 쉽게 말해 무광/유광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용하면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인터넷 보면 햇빛/형광등이 비친다는 이유로 “절대 글레어(유광) 사지 마라”는 후기가 꽤 있음. 그러나 논글레어(무광)은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없거나, 색감이 떨어져서 어색하게 느껴진다, 는 이야기도 있으니 체감 정도가 아주 높은 필수적 고려 사항이다. 꼭 실물을 확인하거나 유투브 리뷰 영상을 참고하도록 하자.
    UHD 모니터/TV 고를때 절대 주의할 부분 : 글레어(안티글레어, 세미글레어)
  • 블루라이트 차단이 되는지? 모니터가 눈에 해롭다고 알려진 청광색 빛(블루라이트)을 어느정도 막아준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노트북 모니터에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은 없지만 나는 f.lux라는 소프트웨어를 써서 해로운 빛을 줄여서 보고 있다(이런 방법도 있다). 
  • 플리커 프리(Flicker free)인지? 말 그대로 해석하면 깜박임-없음(그러고보니 왜이렇게 쓸데없는 영어가 많아?). 모니터의 깜박임을 줄여서 눈의 피로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화면을 너무 오래 보면 두통이 있는 사람들은 필수 고려 요소. 당연히, 아까 언급한 ‘주사율(재생률)’과 관련이 있다. 보통 PWM 방식이 아닌 모니터, 120Hz 이상의 LCD 모니터가 플리커 프리로 고려된다. 마케팅 용어로 ‘플리커 프리’가 남발되는 경향이 있으니 워딩보다는 진짜 사양을 적은 부분을 확인해서 확실히 플리커 프리인지 체크하자.
    What is Flicker-Free Technology and PWM?
  • 무결점인지? 소위 말하는 ‘불량 화소’가 없는 모니터인지를 말하는 것인데, 정확히 하면 무결점은 사양이라기보다는 ‘정책’이다. 불량 화소가 발견될 시 환불해주는지 아닌지 하는 것. 모니터 불량화소 테스트해주는 웹사이트가 많이 있으니 한번 해봐도 좋을 것.
    [IT쇼핑가이드] 모니터편 – 6. 무결점 정책

위의 가이드라인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내가 어떤 모니터를 샀는지는 나중에 리뷰와 함께 후속 글을 남기도록 하겠다. ?‍

Written by Bl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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