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소정이가 학교 보컬동아리 친구들이랑 외부에서 연말 공연을 해서 가족끼리 보러 갔었는데 벌써 그 시기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더 큰 장소를 대관해서 티켓값도 올랐다. 아무튼 이 공연을 보려고 일산에 갔기 때문에 막상 공연 시간이 되니 가기 귀찮아졌지만 그래도 아빠랑 차타고 보러 갔다.
하지만! 역시 가니까 즐거웠다. 일단 공연 자체가 라디오 컨셉으로 MC가 DJ 역할을 맡아서 오픈카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오픈카톡으로 중간중간 퀴즈 정답도 보낼 수 있고, 사연도 보낼 수 있고, 공연이 끝날 때마다 감상도 보낼 수 있었다. 콘서트에서 이렇게 상호 소통할 생각을 하다니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맨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소정이 동아리 말고도 다른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핸드팬이라는 세상 신기한 악기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UFO처럼 생긴 것이 몽환적인 소리가 나서 신기했다. 핸드팬 위키백과
기대하던 소정이 동아리인 FOR 공연은 마지막 순서였다. 내 후배들이자 소연이 친구들이자 그리고 소정이 선배들인 동아리원들도 반가웠다. 노래도 잘 부르고 훈훈하기까지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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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이가 노래부른 공연은 총 <윈터 원더랜드>, <네가 없는 크리스마스>, <누구에게> 3곡이었는데 마지막이 하이라이트였다. 아빠가 나한테 소정이가 바니에 대한 곡을 썼다고 해서 ?!! 했었는데 들어보니 세기의 명곡이다. 정확히 말하면 동아리 선배가 곡을 쓰고 소정이가 가사를 쓴건데 퀄리티가 대박이다. 무엇보다 우리집 강아지 바니에 대한 노래가 있다니 너무 멋진 거 아닙니까!?
소정이는 강아지에 대한 마음으로 가사를 썼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입해서 들을 수 있도록 제목이 ‘누구에게’다. 들으면서 가사가 좋다고 생각한 게 나뿐이 아닌지 앞에 앉아 있던 커플도 ‘가사 진짜 좋다’라고 말했다(“제 동생이에요” 하고 속삭일 뻔했다).
다 잘했지만 ‘누구에게’를 통해 싱어송라이터의 면모까지 과감히 드러냈다고 평하고 싶다. 어쨌든, mood 24라는 이름으로 백석고 보컬동아리 FOR이 학교 밖에서도 활동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그리고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한 김소정도 짱 자랑스러웠당.
보면서 든 생각인데, 나중에 친척이나 친구들과 함께 조촐한 연말 콘서트를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간단하게 브이로그 영상도 만들어 봤는데 소정이가 카톡 읽씹했다.
+ <누구에게> 가사
너는 내가 뭐가 그리도 좋은건지
궁금해서 물어도 보지만 대답없이 웃는 너
되돌아보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우리
처음 널 안았을때
그 온기도 난 기억해
그냥 옆에 있어줘 변함없이
내 품에 안겨 잠들어줘
잠못들고 뒤척이는 새벽이오면
나를 토닥여줄래
너를 지켜줄게 한결같이
너의 하루가 되어줄게
누군가의 전부가 된다는것은
참 행복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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