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편집은 이제 그만
우리누리 재단 성과보고 영상 2차 편집 끝. 하기 싫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나는 영상편집을 좋아하지만 그건 순전히 영상을 통해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들어보면서 배경음악도 고르고, 전환 효과도 세련된 걸로 넣고, 내 스타일로 자막도 디자인하고 하는 이 모든 과정 말이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 기획 따로 영상편집 따로 나뉘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이 기획한 걸 넘겨 받고 그걸 토대로 제작하는 작업은 디자인이 아니라 엔지니어링일 뿐이다. 그건 재미 없다. 심지어 팀이 8명인데 나 혼자 영상편집이라 분량도 너무 많았다. 팀프로젝트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한데 아쉽다. 역시 난 기획을 하고 싶나 보다.
저녁에 북한산을 오르다
영상 작업을 끝내니까 노트북에서 멀어지고 싶어서 집을 나와 운동하러 북한산 갔다. 산에 입성하자마자 상쾌함이 피부로 느껴져서 미세먼지 마스크도 벗었다.
처음에는 행복했었다. 혼자서 사진도 찍고, 돌탑에 돌도 쌓고, 약수도 마시면서… 그러나 해가 무섭도록 빠르게 지면서 꽤 높이 올라갔던 나는 허둥지둥 내려왔다.
내려가다가 뒤돌아서 찍은 사진..
내려오는데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고 너무 무서워서 엄마랑 통화하면서 내려왔다. 올라갔던 길이 험해서 다른 길로 내려왔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어서 길을 잘못 들었구나, 사람도 없는데 망했구나, 싶었을 때 절에서 6시를 알리는 종이 치고 불빛이 보였다. 옛날 사람들이 산을 넘을 때 불빛이 보이면 이런 심정이었을까? 하고… 다시는 저녁에 산에 가지 말아야지 하면서….
그래서 집 들어와서 뭐했냐고? 다시 노트북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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